목차
● 134340 명왕성
● 명왕성의 발견
● 태양계 행성 자격 상실
134340 명왕성
명왕성(Pluto) 또는 134340 명왕성(소행성명 134340 Pluto)은 카이퍼 대에 있는 왜행성입니다. 암석과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고, 지구의 위성인 달과 비교하자면 질량은 1/6 , 부피는 1/3 정도입니다. 태양으로부터 약 29~49 AU 만큼 떨어져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고, 공전 주기는 약 248년, 자전 주기는 6일 9시간 43분입니다. 이심률이 큰 타원형 궤도 때문에 해왕성의 궤도보다 안쪽으로 들어올 때도 있습니다. 2014년 기준으로 태양에서 32.6 AU 거리에 있습니다.
태양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서 기온이 매우 낮습니다. 평균 표면 기온은 영하 233도입니다. 산소와 메테인 등이 고체로 존재하고 있어서 인간이 자원을 획득하기에 가장 좋은 태양계 천체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지구와의 거리가 너무 멀고 기온이 낮기 때문에 실효성이 낮습니다. 명왕성의 중력은 지구의 약 7% 정도입니다. 지구에서 몸무게가 약 60kg인 사람이 명왕성에 가면 약 4kg이 됩니다. 질량은 60kg으로 일정합니다.
명왕성은 1930년에 미국의 클라이드 톰보가 처음으로 발견했으며, 2006년까지 태양계의 9번째 행성으로 인정됐었습니다. 그러나 명왕성과 비슷한 타원 궤도를 도는 유사한 천체들이 잇따라서 발견되면서, 명왕성이 과연 행성으로서 적합한 것인가에 대하여 논란이 발생했었습니다. 2005년에 발견된 왜행성 에리스는 당시 명왕성보다 질량이 27% 정도 더 큰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것은 즉 명왕성이 태양계 외곽의 여러 얼음 천체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명왕성 하나만 행성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카론, 명왕성, 세레스 등을 모두 행성으로 분류할지 아니면 모두 제외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결국 국제천문연맹은 2006년 8월 24일 총회에서 행성의 기준을 새로 정하면서 명왕성, 에리스, 세레스 등을 함께 묶어서 왜행성 및 명왕성형 천체라는 새로운 분류에 집어넣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의 과학자들은 명왕성이 여전히 행성으로 분류되어야 하고, 새로 발견된 천체들도 행성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현재까지 명왕성은 왜행성으로 분류되어 134340이라는 식별 번호가 붙어있습니다.
당초 명왕성 주변에서 발견된 5개의 천체가 위성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큰 천체인 카론은 1978년에 발견되었으며, 닉스와 히드라는 2005년에, 케르베로스와 스틱스는 각각 2011년, 2012년에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나 명왕성이 카론에 지배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카론에 휘둘리기도 하는 사실이 확인되었는데, 이 둘의 질량 중심이 명왕성 내부가 아닌 두 천체 사이에 위치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제천문연맹은 아직 이 현상에 대하여 공식적인 정의를 내놓지는 않았고, 카론은 일단 명왕성의 위성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2015년 7월 14일에는 뉴 허라이즌스 탐사선이 명왕성을 최초로 방문하여, 명왕성 근처를 비행하면서 명왕성과 위성들을 관측하고 각 천체들의 특성을 측정하였습니다.
명왕성의 발견
명왕성은 1930년 2월 18일에 클라이드 톰보에 의하여 발견되었습니다. 1840년대 위르뱅 르베리에와 존 카우치 애덤스는 천왕성 궤도의 섭동을 분석하여, 당시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던 해왕성의 존재와 그 위치를 계산하여 예측하였습니다. 그러나 해왕성의 발견 이후, 이 행성의 궤도에도 오차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해왕성 바깥쪽에 다른 행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추측하게 하였습니다. 화성의 운하를 관측한 것으로 유명한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은 해왕성 너머로 궤도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행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것을 행성 X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사실 명왕성의 크기가 매우 작은 데다가, 명왕성보다 훨씬 큰 해왕성의 궤도에 지장을 주기에는 질량이 너무나도 작았습니다. 그래서 명왕성을 계산에 의하기보다는 우연히 발견했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후에 관측 여건이 좋지 않아서 이런 오차가 생긴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로웰은 애리조나에 천문대를 건설하고, 9번째 행성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하였습니다. 명왕성이 해왕성에게 섭동을 주어 궤도 오차가 생긴 것으로 인식하고 그 궤도를 계산해 냈고, 1909년에는 행성 X의 예상 위치가 몇 개 제안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1916년 로웰이 사망할 때까지 진행되었지만, 명왕성을 찾지는 못하였습니다. 로웰은 알지 못했지만 1915년에는 명왕성의 흐릿한 이미지가 찍혔지만 이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외에도 15번 정도 사전 포착된 적이 있었고, 가장 오래된 것은 1909년 버크스 천문대에서 사전 포착된 것입니다.
로웰 사후에는 그 미망인 콘스턴스 로웰이 천문대의 지분에 대하여 유산 상속 권리를 주장해 법정 싸움이 이어져 행성 X에 대한 탐사는 1929년 23세의 클라이드 톰보가 탐사 업무를 인계받을 때까지 재개되지 못하였습니다. 톰보는 당시 최신 기술이었던 천체 사진을 이용하여 빈 동일한 지역의 사진을 2주 간격으로 두 장을 촬영한 후, 그 이미지 사이에서 위치가 바뀐 천체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탐색을 진행했습니다. 촬영한 많은 양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톰보는 1930년 2월 18일에, 같은 해 1월 23일 및 1월 29일 촬영된 사진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되는 천체를 발견했습니다. 1월 20일에 찍힌 사진도, 질은 나빴지만 움직임을 확정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로웰 천문대는 더욱 확증적인 사진을 얻기 위하여 노력했으며, 이후 발견 소식을 1930년 3월 13일에 하버드 대학 천문대에 전보로 보냈습니다. 그 이후 명왕성의 사진은 1915년 3월 19일까지 거슬러 발견되었다. 이와 같은 경위로 발견된 날짜는 일반적으로 1930년 2월 18일이지만, 소행성 센터에 등록된 목록에서 발견 일은 같은 해 1월 23일로 되어 있습니다.
태양계 행성 자격 상실
명왕성이 최초로 발견되었던 1930년대에는 명왕성이 지구 정도의 크기일 것이라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달보다도 작은 크기이고, 질량과 중력이 행성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작고 공전 궤도 또한 심한 타원형으로 찌그러져 있어서 해왕성의 궤도 안쪽까지 침범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국제천문연맹은 새로운 행성 기준을 마련하여 2006년 8월 24일 자로 새롭게 정한 행성 기준에 맞지 않는 명왕성을 공식적으로 왜소 행성으로 분류하였으며, 소행성번호 134340을 부여해 태양계 행성 자격을 박탈하였습니다.
명왕성의 행성 자격을 상실할 당시에 명왕성은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미국인 학자인 클라이드 톰보가 발견했다는 이유 때문에 미국 천문학계의 반발이 있었으며, 정치적인 논쟁거리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전에도 미국 천문학계는, 명왕성의 행성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명왕성과 비슷한 성질의 천체들을 태양계 행성으로 추가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명왕성 문제로 인하여 그동안 행성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 없었던 천문학계가 행성의 정의를 논의할 동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명왕성의 발견부터 행성으로서의 자격 조정까지의 과정은 오히려 클라이드 톰보의 명예로운 업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