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은하의 의미
● 은하의 어원
● 은하 관측의 역사
- 은하수(우리 은하)
- 외부 은하
은하의 의미
은하(galaxy)는 항성, 성간물질, 암흑물질, 밀집성등이 중력에 의하여 묶여서 이루는 거대한 천체들의 무리입니다. 은하를 뜻하는 용어 "갤럭시(galaxy)"는 은하수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단어인 "갈락시아스"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은하들은 작은 것들은 1천만 개 이하의 항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큰 것들은 약 100조 개의 항성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항성들은 모두 은하의 질량중심 주위를 공전하고 있습니다. 태양도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 천체들을 거느리고 다른 항성과 마찬가지로 은하 주위를 공전하고 있습니다.
은하 안에는 수많은 성간운, 성단, 항성계들이 있으며, 이 사이의 공간은 먼지, 가스, 우주선(cosmic-ray)들로 이루어진 성간물질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우리가 아직 정확히 그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서 암흑물질이라고 불리는 물질이 일반적으로 은하 질량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고 여깁니다. 한편 많은 관측결과들에 따르면, 많은 은하들의 중심에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고 여깁니다. 이 초대질량 블랙홀은 일부 은하의 핵에서 발견되는 활동은하핵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우리 은하 역시 그 중심에 이런 매우 무거운 블랙홀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역사적으로 은하는 겉보기 모습, 즉 시각적 형태로 분류되어 왔습니다. 일반적인 형태로 타원 은하와 나선 은하가 있는데 타원 은하는 윤곽이 타원형이고 나선 은하는 먼지투성이의 나선팔들이 소용돌이치는 원반형 구조입니다. 불규칙하거나 기묘한 모양의 은하들은 불규칙 은하로 분류되며, 보통 이웃 은하들의 중력 때문에 모양이 교란된 것입니다. 은하 간의 상호작용으로 은하들이 서로 합쳐지면 보통 별 생성률이 커지게 되는데 때로는 아주 급격하게 별들이 만들어지는 폭발적 항성생성 은하가 됩니다. 타원이나 원반같이 고른 구조를 갖추지 못한 작은 은하들 역시 불규칙 은하로 분류됩니다.
관측가능한 우주에는 약 1천7백억 개 이상의 은하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측합니다. 대부분의 은하들은 직격이 1천~10만 파섹에 달하며 수백만 파섹의 간격을 두고 흩어져 있습니다. 은하 간 공간은 평균 밀도가 1 입방미터 당 1개의 원자도 되지 않는 희박한 기체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대다수의 은하들은 은하군과 은하단이라고 하는 상위 구조를 이루고 있고, 은하단들이 모여 초은하단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구조를 형성합니다. 초은하단은 가느다란 선이나 넓은 판과 같은 구조를 따라 분포하며 이것들은 광대한 텅 빈 공간(초공동)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은하의 어원
은하를 뜻하는 "갤럭시(galaxy)"는 마치 젖이 흐르는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 은하수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단어 " 갈락시아스(galaxias)"에서 유래하였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어린 헤라클레스를 불사신으로 만들기 위하여 헤라가 자는 사이에 그 젖을 물렸습니다. 헤라는 잠에서 깨서 자기도 모르는 아기에게 젖을 주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아기를 밀쳐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의 젖이 밤하늘에 흩뿌려졌고 그 흔적이 은하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영어에서 대문자로 시작하는 "Galaxy"로 쓰면 하나뿐인 우리 은하(영어로는 Milky Way)를 의미하며, 소문자 "galaxy"로 쓰는 경우에는 무수히 많은 은하들 중 하나를 의미합니다. 우리 은하 또는 은하수만을 가리키는 "밀키 웨이(Milky Way)"라는 단어는 제프리 초서의 영예의 집이라는 글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1786년에 윌리엄 허셜이 자신의 심원천체 목록을 만들면서 메시에 31과 같은 특정 천체들을 " 나선 성운(spiral nebula)"이라고 불렸습니다. 그 이후에 이 천체가 사실은 엄청난 수의 항성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과 이 천체들이 우리 은하 바깥에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나서는 "섬우주(island universes)"라고 불리게 됩니다. 하지만 "우주(Universe)"라는 단어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가 될 소지가 충분했고, 따라서 이 단어는 사장된 뒤 "은하(galaxies)"라는 단어가 사용되었습니다. 한국어의 "은하"는 중국어의 은하 또는 천하를 유래로 하여 이것은 밤하늘 은하수의 은빛에 의하여 이름 지어졌습니다.
은하 관측의 역사
- 은하수(우리 은하)
은하수가 수많은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1610년에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의하여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는 자신이 직접 만든 망원경으로 은하수를 관찰하여 흐릿하게 성운처럼 보이는 은하수가 실제로는 개개의 별들로 분해된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1750년에는 영국의 토머스 라이트가 은하수는 많은 상성이 중력으로 묶여 회전하는 천체로, 이것을 내부에서 보고 있기 때문에 하늘에서 띠 모양으로 보이는 것이라는 설을 태양계에 대한 관측에서 유추하였습니다.
은하수의 실제 모습과 태양이 은하수 내에 어디에 위치하는 지를 알아내려는 시도는 윌리엄 허셜에 의하여 처음 이루어졌습니다. 1788년 허셜은 밤하늘의 각 방향에 존재하는 별들의 수를 세어, 어두운 별은 먼 거리에 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별들의 분포를 구하려고 시도하였습니다. 그 결과 항성은 은하수에 가까울수록 많이 분포해 있다는 것을 발견해 냈고, 태양은 은하의 중심 부분에 위치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1920년에는 네덜란드의 야코뷔스 캅테인이 허셜의 방법에 따라 더욱 정교하게 관찰했고, 우리 은하의 직경은 약 15 kpc이며, 허셜과 마찬가지로 태양은 거의 중심에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한편 미국의 할로 섀플리는 구상성단의 분포가 궁수자리 방향이 집중되어 있어서 우리 은하의 지름이 약 70 kpc인 평평한 원반모양이며 태양은 그 외곽에 위치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실제로는 성간물질에 의한 빛의 흡수 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은하계의 크기에 대한 의견은 모두 올바른 값이 아니었지만, 태양계가 원반 모양의 우리 은하 외곽에 있다는 섀플리의 주장은 현재까지도 올바른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외부 은하
인류가 처음으로 관측한 우리 은하 밖의 은하는 안드로메다 은하(M31)입니다. 10세기에 페르시아 천문학자인 알 수피가 처음으로 안드로메다 은하를 관측하고, 이를 작은 구름 같다고 서술한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나중에 안드로메다 은하는 1612년에 독일의 시몬 마리우스에 의하여 재발견됩니다. 또 알 수피는 대마젤란 은하도 관측했는데 이 은하는 남반부에 위치해 있어 16세기 전까지는 유럽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750년에 토머스 라이트가 은하수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고 하늘에 성운처럼 보이는 천체들은 우리 은하 같은 것이라고 추론을 하였습니다. 1755년 독일의 이마누엘 칸트가 이런 생각을 발전시켜 성운들은 은하수와 같은 천체가 멀리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그것을 "섬 우주(island universe)"라고 칭했습니다. 1774년 프랑스의 샤를 메시에는 구름 모양의 천체를 혜성과 구별하기 위하여 메시에 천체 목록을 발표하였습니다. 1840년 영국의 로즈 백작이 구경 72인치짜리 대형 망원경을 만들어 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천체 스케치를 남겼습니다. 그는 사냥개자리의 M51이 나선형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는 알려진 성운 중에 나선 모양의 천체가 많이 존재하고, 반면에 그러한 특징이 없는 단순한 타원형인 것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당시에는 이런 천체들이 외부 은하인지 몰랐기 때문에 모양에 따라 성운 또는 나선성운이라고 불렀습니다.
1912년에는 베스토 슬라이퍼가 처음으로 나선성운들의 스펙트럼을 관측하여 이 성운들이 큰 적색편이를 보이며 따라서 우리로부터 매우 빠르게 멀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1920년에는 할로 섀플리와 히버 커티스 사이에 나선성운들의 본질을 두고 소위 대논쟁이 열리게 됩니다. 이 유명한 논쟁에서 섀플리는 은하수가 우주 천체이며, 나선성운의 하나인 안드로메다는 단순히 우리 은하의 일부라고 주장했으며 반면에 거티스는 안드로메다와 나선성운들은 우리 은하 밖에 존재하는 다른 은하, 소위 섬우주(island universe)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논쟁은 1924년에 이르러서야 에드윈 허블에 의하여 해결되게 되었습니다. 허블은 안드로메다 은하에서 세페이드 변광성을 발견했고 변광성의 절대등급과 변광주기 관계를 이용해 안드로메다 은하까지의 거리가 약 90만 광년이라는 것을 계산해 냈습니다. 이 값은 당시 알려져 있었던 우리 은하의 크기에 비하여 충분히 큰 값이었기 때문에 안드로메다 은하가 우리 은하밖의 천체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로써 안드로메다 은하를 비롯한 나선성운들은 모두 우리 은하 밖의 천체라는 사실이 확립되었습니다. 1936년에 허블은 은하들의 형태학적인 분류법을 고안했으며 이것은 허블 분류법이라는 이름으로 현재까지 쓰이고 있습니다.